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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경의 열매] 김해성 (8) 이해학 목사와 만남… 새 희망 찾아
    Admin     2007/06/27 9:27 am

[역경의 열매] 김해성 (8) 이해학 목사와 만남… 새 희망 찾아
 
[국민일보 2006-10-08 18:00] 

교회를 떠나려는 나를 잡아 앉힌 것은 외삼촌이었다. 나는 나의 전부라 믿었던 기독교 신앙에 대한 회의 때문에 밥도 넘어가지 않았고 잠도 잘 수 없었다. 겨우 몸을 추스른 나는 외삼촌께 고민을 털어놓았다. 외삼촌은 성남시에 있는 주민교회 이해학 목사님을 만나도록 소개해주셨다. 햇살마저 변덕스럽게 느껴지던 1980년 11월 말 이 목사님을 만났다. 작은 체구지만 강단이 있어 보이는 분이었다. 30분 정도 대화하자 힘이 다시 솟구치기 시작했다. 용기백배할 수 있었고 새로운 희망을 보게 되었다.




이 목사님은 이승만 정권에 항의 시위하던 중 경찰의 소총 개머리판에 이마를 맞아 사경을 헤매다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분이다. 독재정권에 저항하다 수십 차례 옥고를 치르셨고 받은 형량만 해도 20년을 넘는다. 수십년을 투쟁과 투옥의 연속선상에 살면서도 새벽기도회를 놓치지 않은 기도와 믿음의 사람이셨다. 이 목사님은 단순한 도시 빈민운동가나 인권·통일운동가를 뛰어넘어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동시에 실천한 참된 목회자였다. 그리고 혼돈 속에 있던 내게 ‘참 길’을 알게 해준 인생의 은인이시다.

1981년 신학생이자 교육전도사인 내 월급은 5만원이었다. 월급 중 건축헌금으로 3만원,십일조 헌금 5000원,주정헌금 4000∼5000원,감사헌금 5000원을 떼어놨다. 그러고 나면 1만원이 채 남지 않았다. 도저히 생활할 수 없었다. 그마저도 내 차지가 아니었다. 당시 내가 맡고 있던 교회 중·고등부 아이들이 모임이 끝나면 으레 동네 떡볶이집으로 나를 끌고가 무섭게 먹어댔기 때문이다. 가끔 차비가 없어 잠실에서 성남까지 뛰어간 적도 있다.

주민교회 신축을 시작한 뒤에는 인부들은 물론 전 교인이 달라붙어 일손을 거들었다. 당시에는 빙글빙글 돌아가는 구식 믹서에 시멘트와 모래,자갈을 지고 날라다가 퍼붓는 방식이었다. 정신 없이 돌아가는 속도에 맞추기 위해서는 등짐을 지고 부리나케 뛰어야만 했다. 한참을 뛰며 일하는데 발바닥이 ‘뜨끔’하는 느낌을 받았다. 목재에서 삐져나온 대못을 밟은 것이다. 날카로운 못이 발등 위까지 치솟아 있었다. 고참 인부들은 파상풍을 예방해야 한다며 망치로 내 발바닥을 사정없이 두드렸다. 그리곤 성냥개비 대여섯 개로 불을 켜서 피가 솟아오르는 상처 부위를 지져댔다. 발바닥을 붕대로 동여맨 뒤엔 다시 등짐을 져 날랐다.

어느 날 오후 지붕 슬라브를 치다 말고 인부들이 모두 내려오고 있었다. 지하수를 퍼 올려 작업했는데 지하수가 말라붙은 것이었다. 인부들은 “그동안 쳤던 콘크리트를 다 걷어내고 다시 하려면 큰 일났다”면서 손을 털고 있었다. 조그마한 교회에서 예산도 부족한 상태에서 진행하는 성전 건축공사였는데 물이 없어 공사가 중단된다는 사실에 화가 치밀어올랐다.

‘하나님,이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씩씩거리며 소리를 지르는데 불현듯 모세가 반석을 쳐 물을 나게 한 성경 구절이 떠올랐다. “호렙산 반석 위에 너를 대하여 서리니 너는 반석을 치라 그것에서 물이 나리니”(출 17:6) 눈을 들어보니 높은 언덕 위에 시민회관이 떡 버티고 서있는 것이 아닌가. 올라가보니 화장실에서 수돗물이 콸콸 솟구쳤다. 관리자에게 사정했지만 한 마디로 거절당했다. 하지만 나는 긴 호스를 사다가 연결했다. 그리고 공사를 계속 진행하도록 했다. 숱한 우여곡절 끝에 공사는 마무리되었다. 그 때문인지 주민교회를 떠나고 20년이 지난 지금도 그 교회는 여전히 내 교회나 진배없다. 내 땀과 피가 조금은 섞여 있어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주민교회에서 외국인 노동자의 집이 시작되었고 현재에도 주민교회를 드나들며 일하고 있다.

정리= 박동수 편집위원 ds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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