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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경의 열매] 김해성 (1) “한 사람이라도 살리고 싶다”
    Admin     2007/05/31 4:51 pm

[역경의 열매] 김해성 (1) “한 사람이라도 살리고 싶다”관리자
2006년 11월 06일 14시 37분 01초
[역경의 열매] 김해성 (1) “한 사람이라도 살리고 싶다”

[국민일보 2006-09-25 15:42]



예전에 한 재중동포가 건축 현장에서 못에 발이 찔린 적이 있다. 그는 병원에 한번 가보지 못한 채 결국 파상풍으로 세상을 떠났다. 감기를 치료하지 못해 폐렴이 되고 결국 패혈증으로 사망한 외국인 근로자도 있었다. 그들을 볼 때마다 ‘병원에 한번 갔더라면 죽지는 않았을 텐데’라는 안타까움이 들었다.



그동안 한국에서 사망한 외국인 노동자 1500여명이 내 손을 거쳐 갔다. 외국인 노동자 장례는 쉬운 일이 아니다. 여러 가지 서류 발급과 번역 및 공증,외교통상부와 대사관의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아무런 보상도 없이 질병으로 사망한 이들의 경우엔 엄청난 병원비와 영안실비,장례비가 큰 장벽이다.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1년씩 방치되고 부패한 시신을 넘겨받아 코를 싸매고 장례를 치러야 한다. 재중동포의 시신은 대부분 화장을 한다. 동남아시아나 이슬람권 노동자의 시신은 방부 처리를 한 뒤 함석관에 실어 특수화물 항공권을 사서 본국으로 보낸다.

열심히 장례를 치르다보면 아무런 보상도 없이 방치된 시신들만 줄을 서기도 한다. 어떤 날은 3∼4구의 시신을 처리하느라 장의차를 부를 돈이 없어 화물차로 나르다가 경찰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한국에서 일하는 불법 체류자들은 아파도 병원에 가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건강보험에도 들어 있지 않고 일반진료비는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홍수에 빠져 목말라 죽었다’면 이해할 수 있을까. 한국에는 병원과 약국,의사와 약사가 홍수처럼 넘치는 데도 이들은 제대로 치료 한번 못 받은 채 죽어가고 있다. 장례 치르는 일도 누군가 해야 하는 일이고 의미가 있는 일이었지만 어느 날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란 생각이 들었다. ‘죽기 전에 치료만 제대로 하면 살릴 수 있을 텐데’라는 아쉬움 때문이었다. 무료 진료소를 열어 진료와 투약은 했지만 응급·입원·수술환자에 대한 대책은 없었다. 부탁할 만한 의사들은 이미 진력이 나도록 요청을 했다. 더 이상 아쉬운 소리를 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직접 병원을 세워 ‘살리는 일’을 하고 싶었다. 이런 문제의식이 기도가 되고 믿음의 싹이 되었다. 오직 하나님만이 나의 간절한 소원을 이루어주실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3년 전 직원회의 석상에서 병원을 세우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전 직원이 나서서 반대했다. “의사가 병원을 만들어도 문을 닫는 곳이 많은데 당신은 의사도 아니면서 돈도 없는데 어떻게 병원을 만들고 유지하려느냐”는 것이었다. 나는 “한 사람이라도 살리고 싶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리고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비밀한 일을 보이리라”(렘 33:3)는 말씀을 붙들고 기도했다.

정확하게 1년 뒤 기도는 응답을 받았다. 2004년 7월22일 세계 최초로 ‘외국인 노동자 전용의원’이 문을 열었다. 진료실과 수술실,입원실,물리치료실이 들어섰다. 검사실과 약국,외국인 전용 치과와 한의원도 만들어졌다. 하나님은 지금까지 많은 돕는 이들과 봉사의 손길을 통해 합력하여 선을 이뤄주셨다.

우리 의원은 외국인 노동자와 재중동포만 받는다. 진료와 검사,수술과 입원 등 모든 것이 무료다. 2년 동안 4만명이 넘게 진료를 받았고 지금은 매일 200여명이 진료를 받고 있다. 퇴원 후에도 쉼터에 머물며 무료로 숙식을 제공받고 계속 치료받는 이들이 200여명에 이른다. 나는 병원 일에 큰 보람을 느낀다. 이는 의료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는 귀한 생명들을 살리는 일이다. 또한 외국인 노동자들의 반한 감정을 불식시키고 친한 감정을 세우는 민간외교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육신의 치료와 함께 복된 소식을 전하는 기쁨이 나와 직원들을 신나게 한다.

정리= 박동수 편집위원 dspark@kmib.co.kr

◇약력 △한신대 신학과-신학전문대학원 졸업(현재 박사과정) △한국외국인이주노동자대책협의회 상임대표 △외국인노동자의집·중국동포의집 대표목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선교위원회 위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상 등 다수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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